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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50

독일 부활절 방학, 왜 이리 길어!? 2주 동안의 부활절 방학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따뜻한 날씨 덕분에 밖으로 나가 노는 날이 더 많지만, 집에 있는 시간도 많은 지라, 이것저것 놀 수 있는 것들을 다 동원해 놀곤 한다. 오늘은 판지를 찾아낸 아이들이 둘이서 그걸로 칼을 만들었다. 칼 같지 않아 그런건지, 다 만든 칼에다 무늬까지 넣고 있다. 무사의 검이어야 할 칼이 어쩐지 빵칼이 되어가는 듯 하지만, 이 엄마는 그저 잠자코 사진이나 찍는다. 이들이 원했던 건 무사의 검이었건만, 판지가 모자르다 보니, 검(劍)이 아닌 도(刀)가 되었다. 그럼에도 일단은 검이라고 치고 칼싸움에 열중하는 아이들... 그러다 늘 그렇듯, 동생이 형의 공습에 그만 밀려버렸다. "잠깐!"을 외치는 동생을 무지막지하게 이겨버린 형 앞에 동생은 그만 울음보를 터트.. 2009. 4. 16.
내가 좋아하는 면 이야기 나는 밀가루 음식이라면 뭐든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종류의 면에서 부터, 빵이나 만두.. 어느 것 하나 내 입맛을 사로잡지 않는 게 없다. 독일에 오기 전, 친지 중 한 분이 나를 잡고 신신당부를 했다. 독일이라고 해서 빵이든 면이든 절대로 밀가루 음식 많이 먹지 말라고 하시면서... 그 분의 따님이 이십대부터 줄곧 독일과 인접한 한 나라에 사시다가 마흔도 안 된 나이에 위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나를 보면서도 한숨 비슷한 어투를 흘리며 걱정을 하셨다. 그 분은 자신의 딸이 죽게 된 것이 밀가루 음식 때문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이제껏 가족 중에 암에 걸렸던 사람도 없거니와, 더군다나 나이가 아직 많지도 않는 딸이 그리 되었으니 그 죽음을 두고 그 이유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 2009. 4. 14.
독일 시골에서 마신 맥주가 특별했던 이유 오랜만에 도시를 벗어나, 호젓한 교외로 바람을 쐬러 다녀왔다. 날도 화창하니 구름 한 점 없고, 키 큰 수목들 사이를 걷다 보니, 모든 걸 잊고 잠시 사색에도 잠겨 볼 수 있었다. 동토에서 새로운 봄을 기다리던 새싹들이 뾰족히 얼굴을 들이민지 오래지 않아, 천지가 온통 연둣빛 잔치로 분주하다. 야외에서 정취를 더해주는 한 잔의 맥주... 프랑켄 지방은 백포도주로 유명하지만, 이 백포도주의 고장에 살면서도 나는 여전히 '맥주 매니아'다. 이 맥주는 근방에서 만들어져, 나무통에서 숙성된 것이라 한다. 독일은 우리처럼 브랜드 맥주만이 전국에 걸쳐 상권을 잡고 있는 게 아니라, 각 고장에서 나는, 그것도 한 두가지가 아닌 맥주들이 각기 다른 입맛으로 여행객의 입을 즐겁게 해 주곤 한다. 특히나 야외에 즐비하게 .. 2009. 4. 12.
코마부인과 빨간 볼펜 며칠 전 고양의 한 우체국에서, 이 곳 직원의 기지로 전화금융사기 피의자를 체포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 직원은 고객으로 온 한 남자가 사기 피의자임을 알아차리고는 다른 직원들을 향해, 이미 약속된 암호인 "빨간 볼펜 사다 주세요!" 라는 말을 외쳐서 경찰이 출동을 하는 동안 유유자적 범인을 붙들고 있었다고 전한다. 마찬가지로, "그분이 오셨습니다."와 같은 암호로, CCTV등을 통해 얼굴을 익힌 범인을 다른 직원에게 알려, 심각한 금융사고를 미리 막은 몇몇 금융기관들의 사례도 함께 알려지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그들만의 언어로 사고를 미리 막은 사건은 독일에서도 있었다. 피의 수요일이었던 한달 전 3월11일에 있었던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빈넨덴의 아목 살인사건 당시에도 교육당국에서 미리 만든 '코마.. 2009. 4. 11.
독일에서 만난 젤리 곰돌이, 정말 반갑네 흰색, 노랑, 초록, 주황, 빨강의 투명한 색으로, 한눈에도 침샘을 자극하는, 게다가 독자적인 젤리 가게가 있을 만큼, 독일 안에서 꽤나 유명한 젤리곰... 한국에서도 '아기곰 젤리'라는 이름으로 무척 사랑받던 녀석이다. 그간 '아기곰 젤리'의 위력에 대항하듯,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많은 모양의 젤리들이 등장했지만, 이 곰돌이의 저력은 젤리과자들 사이에서 이제껏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젤리'하면 독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인 '하리보'에서 나온 젤리곰의 색깔을 두고, 내게는 '다섯 가지' 뿐인 색깔을 '여섯 가지'라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들의 눈이 어른보다 더 예리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실험정신에 때로 못 이기듯 청을 들어주는 나를 다시 한 번 실험하기 위함인지, 작은 의.. 2009.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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