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역-청풍호 케이블카-비봉산전망대-청풍호 유람선-의림지로 이어지는 멋진 제천여행.
당일여행으로 가성비 만점 제천 시티투어.
[제천 여행] 청풍호 케이블카 타고 청풍호 유람선도 타고
비봉산에서 내려다본 청풍호의 모습입니다. 10월 중순경 다녀왔는데, 포스팅이 늦었어요. 그때는 아직 단풍이 안 든 시기였는데 지금쯤은 알록달록 더 아름다운 모습일 거라 생각됩니다.
얼마나 비경인지, 주변 지역에서 이 호수를 두고 서로 각자의 이름으로 부르는 바람에, 알고 보면 이름이 세 개인 호수입니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 단양에서는 단양호라죠.
제가 다녀온 날은 제천 장날이었어요. 장날은 사진 가운데 보이는 신축건물 앞에 시티투어 버스가 섭니다.
차를 주차해 두고 버스를 향해 나아가는데, 주변 좌판에 놓여 있는 감들이 어찌나 탐스럽던지요.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단감 구경이 쉽지만은 않은 때였습니다. 듣자니, 제천은 다른 지역보다 더 춥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감도 유독 맛있어 보였는데, 결국 돌아오는 길에 왕창 담아왔습니다. 감 구경하다가 버스 놓칠 수도 있었어요. ㅎㅎ
시티투어 버스에 올랐어요. '시티투어'라는 단어와 걸맞지 않은 다소 레트로한 인테리어에다가, 코로나 시절 덕지덕지 붙였던 그 '안심콜' 스티커.
거기에 또 한 가지, 연세 지긋하신 가이드님이 여행을 리드하셨어요. 외국인도 타고 있었는데, 영어도 하시더라고요. 물론 가이드분이 일일이 인솔해서 가는 여행은 아니에요. 입장권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입장권 확인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함께 하시지만, 일정은 거의 자율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제천 시티투어 일정입니다. 시티투어를 이용할 거라면 코스를 선택해야 하는데요, 그중 제가 이용한 것은 에코힐링코스였습니다. 제천역-청풍호반 케이블카-청풍호 유람선-의림지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기본 코스는 여기서 유람선만 빠집니다. 제천시티투어 무궁화관광 홈페이지 들어가서 미리 예매 (전화번호 043-645-3600) 하고 이용했어요.
청풍호 들어가는 길도 눈호강하는 멋진 길이라, 역 주변에 차를 주차해 두고 시티투어 이용해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청풍호반 케이블카 타고 비봉산전망대 올라갑니다. 가이드분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셨다는데, 이곳 청풍호만큼 아름다운 호수를 못 봤다고 합니다. 가이드분 말씀대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절경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비봉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청풍호의 모습입니다. 경치 진짜 끝내주죠. 아기자기한 봉우리들과 운무, 푸른빛 청풍호반이 너무도 매력적입니다. 이 호수가 생겨난 배경에는 지역마다 수몰의 아픔이 있었기에, 청풍호니 충주호니 단양호니 우기는 것도 한편 이해가 돼요.
타임캡슐도 보입니다. 이렇게 멀고도 높은 곳에다 묻고 싶은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요? 다시금 이 캡슐을 열어볼 일이 있기는 할까요? 저마다의 비밀과 추억이 머리를 맞대고 누워 있는 비봉산 정상의 타임캡슐 공간입니다. 이제 점심 먹으러 내려갑니다.
~~ 자율중식 시간 ~~
청풍명월이라는 식당에서 우렁쌈밥 주문했습니다. 간판 아래 메뉴에 매운탕이 있길래 들어간 것이었는데, 의외로 사람이 많아 놀랐어요. 매운탕은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그냥 우렁쌈밥을 주문했습니다. 둘러보니 다들 우렁쌈밥 드시더라고요. 반찬이 간이 딱딱 맞고 맛있어서 주인장에게 반찬가게 하셔도 되겠다고 칭찬해 드렸어요. 그런 말 많이 들으신다고 합니다. ㅎㅎ
자율중식이라 각자 식당 찾아 점심 해결하고 정해진 시각에 버스로 다시 모이기만 하면 되니, 이런 여행도 나름 합리적이고 재미있네요. 남는 시간에 동네 구경도 하고요.
마을이 조용합니다. 역시나 감이 주렁주렁... 심지어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안 줍고 내버려 둔 집들도 많았어요. 마당에 목화꽃이 핀 집들도 더러 있습니다. 도시 촌사람은 이마저 신기해서 찍어보았네요. 이제 청풍호 유람선 타러 청풍호 선착장으로 향합니다.
선착장에 도착해 배를 기다리다가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수많은 물고기 떼가 몰려와 유영하고 있더라고요. 과자를 던져주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 아이들이 그걸 노리고 몰려든 거였어요. 옆에 계시던 분이 '강준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진상에는 안 보이는데 강준치 떼들이 고개를 위로 향한 채 사람들을 보고 있어요. 또렷한 눈동자들을 보니 물고기도 머리가 나쁘지만는 않은 것 같아요. 누군가 새우깡 던져주니 우르르...
크루즈 유람선이 들어옵니다. 배의 중앙에는 조용하고 편안한 선실이 마련되어 있는데, 대부분 갑갑한 선실보다는 선실밖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시더라고요. 드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최상층 갔다가, 쏟아지는 햇살에 다시 아래로 피난 내려왔습니다.
좀 서서 가더라도 햇살을 피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풍경을 바라보며 가는 편이 더 좋네요.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유람선 여행, 날씨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니 나름 묘미있는 여행입니다.
앞쪽으로 행정구역상 충주에 속하는 장회나루가 보입니다. 같은 호수인데 여긴 충주호인거죠. 이 배는 청풍호 선착장과 장회나루 선착장을 오가는데, 제천시티투어는 장회나루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왕복코스라서 장회나루에서 사람들 따라 내리면 절대 안 된다고 가이드분이 버스에서 여러 번 강조하셨습니다. 따라내려 버리면 그날 여행은 속절없어지는 거죠.
구담봉과 옥순봉 지나갑니다. 단양팔경중 두 곳인데, 역시나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산세도 물세도 정말 아름답네요. 시티투어가 아니었더라면 유람선 탈 생각 안 했을 거예요. 어쨌거나 유람선 타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리니까요. 돈값하는 시티투어, 정말로 강추입니다.
되돌아오는 길에 옥순봉 구름다리 모습 찍어보았어요. 아래로 물이 보이니 걸을 때 꽤 아슬아슬할 것 같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물빛이 예뻤습니다.
제천 시티투어 마지막 여정인 의림지입니다. 넓은 곳인데, 시간이 빠듯하니 일부만 돌아서 아쉽긴 했습니다. 그래도 이쯤 되니 발도 아프고 피곤하더라고요.
실속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시티투어 비용이 청풍호 유람선(19,000원)과 케이블카(18,000원) 이용 요금정도밖에 안 되니까요. 굳이 차 가지고 여기저기 다닐 필요 없이 제천의 명소를 한 번에 다 들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천 처음이시라면 시티투어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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