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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다시 해를 보다.. 지방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이 5박 6일의 방학을 보내고 어제 학교로 돌아갔다. 학교에 돌아가기 전날, 갈비탕을 못 먹어서 아쉽다고 말하던 아들. 사실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아이다 보니, 한 달에 한 번 집에 올 때마다 사골국, 갈비탕 같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을 만들어 먹이곤 했었는데, 이 더위에는 감히 탕을 끓일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그래도 아들의 그 한 마디에, 부랴부랴 갈비를 사서 밤새 물을 갈아가며 핏물을 뺀 다음, 어제 이른 아침부터 갈비탕을 끓이느라 꽤나 부산을 떨었다. 삼십분 정도 더 끊여야만 할 것 같은 갈비를, 출근시간이 빠듯한 나머지 그냥 불을 끄고 나갔다. 일단 회사에 다녀와서 몇 분 더 끓이면서 기름도 걷고 이른저녁으로 먹여서 학교로 출발하면 되겠다 .. 2016. 8. 11.
나날이 발전하는 동탄2신도시 내가 살고 있는 동탄2신도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없던 게 생기고, 새로운 비전이 제시되는 젊은 도시이다. 올해 초, 지방에서의 일 년반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수도권으로 올라오면서, 어디에 터를 잡아야 할지 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지나가게 된 곳이 이곳 동탄2신도시였는데, 뭔가에 이끌리듯 그 자리에서 그만 집을 덜컥 계약하고 말았다. 그것이 이 도시에서의 시작이었다. 생장하는 도시 동탄은 그렇게 지나는 이의 발목을 잡을 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 해질녘의 시범단지 인근 상가 - - 임시 철책 부분은 트램 예정지 - 동탄이 이처럼 매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KTX(정식명칭:SRT)와 GTX 때문이다. 수서-동탄-세종-부산 구간을 잇는 고속열차인 KTX(SRT.. 2016. 8. 10.
한정식 코스, 하려면 제대로 하자 오늘 문득 한정식 코스 요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알기로, 여러 번에 걸쳐 음식이 나오는 것은 원래 한식이 아니다. 한식은 고급이라 해도 이른바 '상다리가 부러지게' 한꺼번에 음식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요새 고급 식당들이 많아지다 보니 거기 발 맞춰 한식도 코스 요리를 개발하고, 좀더 고급 요리의 이미지로 거듭나려 하는 것 같다. 거기에는 이의가 없다. 전통을 고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어떤 일이든 자기만의 컨텐츠 계발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우니 오히려 긍정적이 되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음식을 먹으라는 건지, 기다리라는 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한식집을 다녀온 터라 어이 없는 마음에 포스팅을 해본다. 우선 전채요리다. 첫인상이 참 좋았다. 유기 그릇도 이쁘고, 음식도 깔끔했다. .. 2016. 8. 9.
바다같이 베푸는 사랑 한 여인이 있다. 그녀는 평범한 촌에서 태어나 더 깊은 촌으로 시집갔다. 농사만 지으면 되던 친정과 달리, 그녀가 시집을 간 곳은 어촌이라서 농사는 농사대로 지어야 하고, 뻘밭을 누비며 꼬막, 바지락 같은 해산물도 부지런히 거둬야만 살 수 있는 곳이었다. 살아가면서 배움을 얻을 기회도 그다지 없었고, 누군가의 깊은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다. 자식을 여럿 두었지만, 기르면서 곁에 끼고 사랑을 나눠줄 시간조차도 그녀에게는 없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냥그냥 자라났고, 그래도 누구 하나 비뚤어지지 않았으니 그녀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유독 까맣던 그녀의 눈동자는 나이를 듦과 동시에 점차 또렷함을 잃어갔다. 허리는 굽을 대로 굽고, 아파도 아픈대로 끌고다니던 두 다리는 양쪽으로 꺽쇠모양으로 벌어진 채 어기적거리.. 2016. 8. 8.
고즈넉한 바다가 좋다, 장흥 회진 예전엔 맘 먹으면 당장에라도 바다를 보러 한걸음에 달려가곤 했었다. 지금은 시간에 쫓겨 살다 보니 큰 맘 먹지 않으면 여간해선 바다 보기도 쉽지 않다. 일을 보러 남도에 간 김에 욕심을 부려 기어이 회진 앞바다를 둘러보았다. 십 년도 훨씬 넘었나보다. 전남 장흥에 위치한 회진 앞바다의 모습를 본 게 정말 오랜만이다. 처음 우연히 이곳을 지나던 때, 차 안에서 이곳 겨울바다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바다'를 떠올리면 생각나던, 그 한적한 바다의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인적이 드문 바다, 사람이 들어가 놀 만한 바다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자연 그대로의 그 숙연함에 경외감마저 드는 곳이 내게는 이곳 회진 바다이다. 처음 이곳에 발을 디딘 날도 그랬다. 외지인은 없고, 을씨년스런 날씨에 섬.. 201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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