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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행.. 산책..77

팔당역에서 전철을 놓치고..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날, 막 떠나간 전철을 놓치고 멍하니 플랫폼에 섰다. 탈 사람 다 타고 혼자 남은 기분이란.. 자주 다니는 전철도 아닌데.. 시간이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 방금 지나온 길을 되뇌어본다. 이곳은 경의 중앙선 팔당역, 1번 출입구라고 되어 있지만 실상은 1번 출입구가 다다. 그러니 2번 출입구같은 건 찾지 말기를 ... 작은 역이지만 꽤 깔끔하다. 개찰구 입구에 마스크 착용 안내와 함께, 한쪽에는 "평일 자전거 휴대 금지"라고 쓰인 입간판도 보인다. 반대로 생각하면, 주말에 이 전철에 얼마나 많은 자전거 마니아들이 탈지 알 것 같다. 방금 전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데 전철 문이 막 닫히는 게 보였다. 문이 닫히고 있는 줄 알았더라면 온힘을 써서 달려 올라왔을 것이다. 앞쪽도 .. 2021. 6. 29.
머물고 싶은 삶을 찾아서 비 그친 다음날 드라이브를 나갔다. 솜뭉치를 찢어놓은 듯한 흰색 구름들이 파란 하늘에 뭉개 뭉개 떠 있다. 어릴 때 할머니댁 툇마루에서 이런 하늘을 보다가 잠이 든 기억이 있다. 그때는 하늘의 구름을 보면서도 강아지, 새, 마왕... 어떤 형상을 붙들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오랜만에 받는 선물처럼 맑은 하늘 그 자체가, 그리고 이 날들이 그저 감사하다. 6번 국도 양평 인근, 나는 이 길이 좋다. 그래서 어쩌면 이 길을 오래 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역마살이 끼었는지 몰라도 나는 터전을 많이 옮기며 살았다. 그래서 이 블로그의 예전 블로그 명도 "머물고 싶은 삶을 찾아서"였다. 한돌의 노래, 쓸쓸한 사람에 나오는 구절이다. 2021. 6. 27.
덕수궁 노란 물결, 노랑어리연꽃 내게는 덕수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색깔이 노란색이다. 은행잎 지는 가을에 찾았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도심 한복판에 그런 아름다운 궁궐이 있어서 가을마다 풍경이 너무 좋았다. 대한문 앞에서는 수문장 교대의식이 있어, 형형색색의 복장과 깃발들이 한데 어울려 은행잎 노란 물결 아래를 떠다니기도 했다. 덕수궁 노란 물결, 노랑어리연꽃 며칠 전 친구와 함께 덕수궁을 찾았다. 오랜 친구이자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다. 그날은 초여름 더위가 막 시작된 날이었다. 날씨가 더우니 궁궐 구경도 잠시, 어느새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원래는 덕수궁 입구에 있는 찻집에 갈 생각이었는데, 친구도 금세 가야 해서 연못 옆 등나무 벤치에 앉았다. 이 친구랑은 이십 대 어느 날 이런 벤치에서 함께 도시락을 먹었던 기억이.. 2021. 6. 14.
덕수궁 산책 멀리서 일 보러 올라온 친구와 덕수궁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원래는 함께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인근 회사들의 점심시간이 겹치다 보니 식당마다 사람이 넘쳤다. 결국은 간단히 요기만 하고 오랜만에 덕수궁 산책을 하기로 했다. 덕수궁에서 마주 보이는 서울시청 앞은 언제나처럼 차들과 사람으로 활기가 넘친다. 덕수궁 산책 애들이 어렸을 때는 궁궐에도 자주 데리고 다녔는데, 최근 몇 년간은 올 일이 거의 없었다. 오랜만에 찾은 곳이라 서울시청 신청사도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서울 한복판은 주로 지하철로만 지나다 보니 지상의 변화에 확실히 늦다. 그래도 옛 건물들이 여전히 역사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고, 도로 중앙에 그 말 많던 서울시 브랜드, 아이 서울 유(I SEOUL U)가 서 있는 모습도 보인다. 친구.. 2021. 6. 9.
하남 나무고아원, 숲체험 하기 좋은 곳 하남에 '나무 고아원'이란 곳이 있다. 택지조성이나 도로 증설 등 도시개발사업으로 베어져 나갈 위기에 처한 나무들을 한 곳으로 옮겨 조성한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니 바람개비가 맞아준다. 주차장은 꽤 협소한 편이다. 평일인데도 차를 댈 곳이 없어서 그냥 가야 되나 고민하던 참에, 다행히 나가는 차가 있어 겨우 주차를 했다. 안내도를 보니 어린아이들을 위한 공간들이 많다. 날씨만 좋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에 괜찮은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생각했던 것보다 수목이 빼곡하고 수종도 다양해 보인다. 수목 사이사이로 어린이들을 위한 테마 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다. 공원 안쪽으로,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나무가 있어서 다가가 보았다. 수령이 꽤 있어 보이는, 은색 줄기가 멋진 나무다... 202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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