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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노래.. 음악이야기..46

슬픈 곡조의 어떤 '고향역' 오늘 오전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른 가을날이었다. 시장 모퉁이를 돌다가 애절한 노랫가락을 만났다. "이쁜이 꽃분이 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 안고..."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다 기울어가는 허름한 식당 입구에서 초로(初老)의 여인이 밖을 내다보며 구슬픈 얼굴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20대였던 나는 그 노래의 제목도, 그 노래를 부른 가수도 몰랐다. 그저 지나는 사람의 심금을 울릴 만큼 노랫가락이 구슬펐고, 이쁜이, 꽃분이라는 이름이 정겨웠다. 소리에 이끌려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노래를 그치고 내게로 다가와 뭘 줄까냐고 물었다. 뭘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먹으면서, 식당 입구에 다시 앉은 그녀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저 평범한, 아니 어쩌.. 2016. 9. 18.
Nur einen Kuss- Die Ärzte 여름이 길어지다 보니 예전과 달리, 가을인가 하면 금세 또 겨울이다. 차가운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겨울도 차츰 다가오겠지 하는 맘에 머릿속에 노래 하나가 떠오른다. "겨울이 문 앞에 와 있어. 네가 내게 키스해 주지 않는다면 너는 아마 혼자인 채로 지내게 될걸. 누가 겨울을 쓸쓸히 지내고 싶겠니?" 이 노래는 독일 그룹 '디 애르츠테(Die Ärzte: 의사들)의 곡이다. 펑크록을 추구하는 그룹이지만 몇몇 곡은 이 곡처럼 단순한 스토리를 지닌 나름 가벼운 곡이라 편하게 들을 만 하다. 단지 키스 한 번, 그 이상은 원하지 않아 여름은 짧았고, 겨울이 문 앞에 다가와 있어 네가 내게 키스해 주지 않는다면 너는 아마 혼자인 채로 지내게 될걸. 누가 겨울을 쓸쓸히 보내고 싶겠니? 나는 키스를 받았고, 내 마음.. 2016. 9. 17.
Frei sein - 싸비어 나이두(Xavier Naidoo) 싸비어 나이두(Xavier Naidoo)라는 독일 가수의 노래는 다분히 철학적이다. 죽음에 대해, 때로는 삶에 대해, 또 때로는 인생에 대해, 심지어 자살에 관한 노래도 있다. (하긴 독일 사람들은 대중 예술마저도 진지한 감이 많긴 하다.) 아프리카쪽 혼혈이지만, 독일에서 태어난 독일 가수이다. '죄네 만하임스 (Söhne Mannheims) 일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솔로로 부른 곡도 많다. 이 곡은 이른바 자유의지에 관한 내용이다. '자유의지'... 아... 참 멀리에 있는 말 같다. 바람이 불 때, 누군가 "바람아 불어라" 해서 분다고 생각하니? 별들이 빛을 낼 때 누군가 빛을 실어주었다고 생각해? 자기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당위에 의해서 세상 일들이 일어난다고 믿어?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는 내.. 2016. 9. 9.
TRIO- DA DA DA 펩시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다다다'.. '아하아하아하'가 반복되는 이 곡의 정식 제목은, '다다다 이히 립 디히 니힛 두 립스트 미히 니힛 아하아하아하' (Da Da Da ich lieb dich nicht du liebst mich nicht aha aha aha), 독일 그룹 ‘트리오’의 1982년 발표곡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듣다 보면 반복되는 템포에 그만 질려버릴 듯 한데, 계속 듣다 보면 의외로 중독된다. 이 곡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한편에서는, '노이에 도이췌 벨레 Neue Deutsche Welle (NDW: 독일식 뉴웨이브 음악에 펑크가 가미된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 유행곡)'의 대표곡이라 칭송하는 분위기, 또 다른 한편에서는 '바보같고 지루하기만 한 .. 2016. 8. 19.
Tic Tac Toe- Ich Find Dich Scheiße 요즘 '쇼미 더 머니'라는 프로그램이 학생들 사이에 인기다. 어쩐지 갑작스레 힙합을 하는 연예인들이 많아졌다 했더니, 요즘 추세가 그런가 보다. 참 신기한 것은 본고장인 미국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아메리칸 아이돌'이 시들해진지 십년 가까이 지났는데, 그로부터 한참 뒤에야 이런 힙합 열풍이 우리나라에 불고 있다는 점이다. 세기말이라 불리던 1990년대말 독일 유학을 할 때 독일에서도 힙합은 대유행이었다. 당시 여성 3인조 'TIC TAC TOE'의 음악은 독일을 뒤흔들 만큼 센세이션했다. TV와 라디오, 쇼핑몰 할 것 없이 온통 그녀들의 노래를 안 듣게 되는 날이 없을 정도였다. 독일인이고, 독일어로 노래하던 그룹이니, 발음도 '틱탁토'가 아니라 '틱탁퇴'라고 해야 한다. 오랜만에 유튜브로 '틱탁퇴'의 노.. 2016.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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