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노래.. 음악이야기..46

독일음악 Lied와 Volkslied 독일음악에 '리트(Lied/복수형 Lieder)'라는 장르가 있다. 우리가 흔히 '독일 가곡'이라 칭하는 고전음악 갈래다. 리트는 이미 여러 나라에 잘 알려져 있다. 프리츠 분더리히, 제라르 수제, 그리고 몇 년 전 사망한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등의 목소리로 슈베르트나 슈만, 베토벤 등이 작곡한 가곡을 들으면 독일어가 내뿜는 색다른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된다. 분더리히, 수제, 디스카우는 내가 듣는 버전이고, 지금은 또 세월이 흘렀으니 다른 이들의 목소리로도 천재 작곡가들의 노래는 계속 불리고 있을 것이다. 세계 곳곳에 마니아 층을 가지고 있는 '리트'와 달리, 독일 민중들이 부르는 '포크스리트(Volkslied/ 폴크스리더Volkslieder)'는 독일 내에서만, 또는 독문학도들 사이에서만 관심의 대상.. 2018. 6. 28.
나라위해 싸우고도 범죄자로 전락한 이들, 그 가족의 노래 사람들이 뭐라 나쁘게 말하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역시나 '사랑하는 사람'이다. 독일 노래, 'Opa ich vermisse dich'는 전쟁에 나가 전사한 할아버지를 그리는 할머니와 손자의 마음을 잘 담아낸 노래이다. 전범이라는 낙인이 찍힌 사람일지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듬직한 아들, 자상한 남편, 멋진 할아버지일 수 있다. 전쟁범죄를 미화한다 평하는 이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설령 전범이라 할 지라도 결국 그들도 '시대의 희생양'이다. 전쟁이 아니었더라면 그냥 평범한 삶을 살았을 이들이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의 말을 빌어, 악은 우리 곁에 늘 평범한 모습으로 있을 뿐, 특별한 살인마의 모습이 아니다. 가족의 입장에서 라면, 사회적으로 어떤 사람이었든 가슴속에 사무치는 아픔과 그리움.. 2016. 10. 27.
Knockin' on Heaven's Door,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밥 딜런' 간밤에 노벨문학상 소식이 속보로 떴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눈과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가수, 밥 딜런'이기 때문이다. 수상자가 밥 딜런으로 선정되자 그가 열살 때부터 시를 썼다는 등 시인으로서의 그의 이력이 낱낱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음악에 대해 잘 모르지만, 'Knockin' on Heaven's Door'라는 그의 노래를 주제곡으로 삽입한 동명의 독일 영화를 떠올렸다. 뇌종양에 걸린 마틴과 골수암 말기 환자 루디는 시한부 인생을 침상에서만 보내고 싶지 않다. 그들은 바다를 보기 위해 병원을 박차고 나선다. 바다를 가기 위해 훔친 차가 하필 갱단의 차로, 차 안에는 어머어마한 돈이 들어있다. 바다로 가는 내내 이들의 추격을 받는 마틴과 루디. 태어나 처음으로 바다.. 2016. 10. 14.
더 널리 알리고픈 쑥대머리 쑥은 봄에나 캐서 먹지, 가만히 두면 쑥쑥(?) 자라나 더 이상 먹을 수도 없고 쓸 데도 없게 우거지고 만다. 흔히 폐허를 일컬어, '쑥대밭(쑥밭)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사람의 머리에 빗대, 다듬지 못해 산발이 되어있는 것을 두고 '쑥대머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춘향가에서 십대의 곱디 고운 춘향이 쑥대머리가 된 때는 변사또의 수청을 거절해 가혹한 벌을 받던 옥중에서이다. 당연히 가사가 슬프고 애절하다. 이도령 소식은 알 수가 없고, 옥에 갇혀 고초를 겪었으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얼마 전 어느 예능 프로에서 이 쑥대머리를 부른 이가 유명세를 탔나 보다. 참 아름다운 목소리다. 여기에다, 어쩐지 나는 1990년 전후 우리 국악을 대중가요와 접목하고자 했던 이들의 이름 또한 거론하고 싶다. 김영동, .. 2016. 10. 9.
La Playa- 마리 라포레(Marie Laforêt) 언젠가부터 거울을 보는 목적이 달라졌다. 그전에는 예뻐 보이기 위해 거울을 보았다면, 언젠가부터는 뭐가 묻지 않았나, 화장이 번지지 않았나... 엘리베이터에서 거울에 눈길을 주는 내게 어떤 할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뻐요. 거울 안 봐도..." 할 말을 찾다가 그냥 눈인사 겸 웃고 만다. 이쁘려고 거울을 보는 게 아니라는 말도 그냥 패스한 채로... 파릇한 청춘이었을 때 처음으로 누군가를 닮았다는 소릴 들었다. 어떤 선배에게서였다. "너, 마리 라포레 삘 난다!" 워낙에 음악을 좋아하던 나였기에 마리 라포레의 노래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알 길이 없었다. 지금 같으면 검색하면 나오겠지만, 그때는 그런 시대도 아니었으니까. 세월이 흘러 마리 라포레의 얼굴을 마침내 보게 되었지만... .. 2016. 9. 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