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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남의 나라 국수이야기<2>

by 비르케 2009.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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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의 면 중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면은 바로
       스파게티 면일 것이다. 
       같은 스파게티 면이라 하더라도
       굵기며, 탄력은 각기 조금씩
       다르다.
       스파게티 면으로 우리 음식 중
       일부도 만들어 볼 수가 있는데, 
       굵은 면은 쫄면, 자장면,
       가는 면은 비빔국수 등을 만든다.


       스파게티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나는 주로 
       새우나 버섯 등을 넣어
       해물 스파게티에 가까운 맛을
       내는 편이다.
 
       바다가 많지 않은 독일은,
       대부분의 해물이 냉동 상태이거나 
       훈제 상태로 판매된다.
       우리나라 같으면 오징어나
       홍합 같은 걸 넣어도 좋으련만,
       독일에서는 그저 냉동 새우만으로도 
       그럭저럭 만족한다. 

       재료가 거의 볶아지면,
       껍질을 제거해 미리 다져둔  토마토를
       넣고 소스를 만들다가, 마지막에 
       바질을 넣어주면 맛이 더 좋다.

       소스 위에 빨갛게 뿌려진 가루는
       고춧가루이다. 
       생각보다 중독성이 강한
       '매운 스파게티'...  
       우리 가족이 즐기는 메뉴 중
       하나이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다소 매운
        스파게티지만, 이 속에는
        새우로 인한 해물의 맛도 들어 있고, 
        바질의 깊은 향도 느껴지고,
       
토마토 소스의 새콤달콤한 맛도
        입 안 가득 퍼진다. 


        그저 어느 퓨전 레스토랑에서 하던
        대로 흉내만 내서 요리할 뿐인데, 
        나처럼 고춧가루를 넣어 
        스파게티를 해 먹는 한국인들이 
        의외로 많은 듯 하다. 

스파게티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면이기도 하다. 돌 무렵의 아이들이 손과 입에 온통 뻘건 소스를 범벅칠하면서 손을 입으로 연신 들이미는 모습은, 함께 식사하는 어른들에게도 기쁜 눈요기이다. 그러던 아이들이 자라면 그들도 격식을 갖춰 먹는 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독일 친구들과 함께 살 때, 아무리 덩치가 좋은 친구라도 음식을 먹을 때 입은 그저 조금만 벌려서 먹곤 하던 모습이 참 신기했었다. 스파게티도 역시나 우리가 라면을 먹듯, 긴 면을 후루륵~이 아니라, 포크에 돌돌 말아 동그랗게 만든 뒤, 고개를 든 채로 입을 많이 안 벌리고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외국음식이니 그 나라 문화에 맞춰 먹는 것도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동그랗게 말기가 어려우면 스푼을 이용해, 포크로 끄집어 간 면을 스푼 위에서 말면 더 잘, 모양새 있게 말 수가 있다.

위의 사진들은 앞서 말했던, 스파게티 면으로 만들 수 있는 한국 요리들이다.
사진 맨 왼쪽의 비빔국수는 가는 면, 사진 가운데와 오른쪽의 자장면과 쫄면은 굵은 면으로 만들었다. 사실, 비빔국수와 쫄면의 소스는 별반 다르지 않다. 고추장, 식초, 설탕, 다진 마늘, 다진 양파, 다진 사과 외 설탕, 소금, 참기름 등이 들어간, 입에서 불이라도 날 것 같은 매콤달콤한 소스이다. 자장면은 독일에 와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지만, 그럭저럭 예전에 먹던 야채 듬뿍 든 자장면의 맛을 낼 수가 있었다. 이 외에도 찾아보면 스파게티 면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이 더 있을 지도 모르겠다.
고명이 너무 부실해서 올릴까 말까 하다가 결국 올리는 사진들이지만, 외국에서 먹는 우리 음식은 사실 야채 한 가지 만으로도 늘 꿀맛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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