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험 고민이다. 몇 년 전 보험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실비를 제외한 나머지 보험들을 꽤 해지했는데, 이번에는 실비보험 때문에 또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실비보험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걸로만 여겼는데, 갱신시마다 올라가는 보험료를 보며 문득 100세까지 혜택을 보려면 미래의 월 납입 금액이 어느 정도나 될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보험사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는데 결국 상담사와의 통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미래의 보험료는 커녕, 당장 올해 갱신시 예상 보험료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대충이라도 알려달라 부탁해 보았지만, 역시나 상담원은 '알려줄 수 없다', '알 수 없다'만 반복했다.
답답한 마음에 이번에는 담당 설계사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올해 갱신되는 보험료는 어느 정도일지, 100세까지 보장이 된다는데 그럼 80세쯤에 부담하는 보험료는 어느 정도 수준일지 묻는 내게, 그는 상담원과 똑같이 '알 수 없다'는 답변만 일관하다가, 보험료가 그렇게 부담되면 '단독형 실손보험(실비보험)'으로 갈아타라고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단독형 실손보험은 보험사들의 주먹구구식 관행을 막고자 정부에서 2018년 4월부터 정책적으로 강압한 보험의 형태라 한다.
차라리 검색을 해보자 하고 검색을 하니 위와 같은 기사가 뜬다. 내가 알고자 했던 답이 이런 거다. 현재의 보험료가 부담되는 게 아니라 이게 궁금했던 것이다. 어느 국회의원의 자료인데, 2012년 자료니까 지금의 통계와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 링크는 하지 않았다. 대략의 보험료라도 알 수 있을까, 참고만 하겠다고 몇 번을 물었지만 보험사 직원들이 "알 수 없다"며 살짝의 힌트도 거부했던 미래의 보험료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40세 가입 시점에 15,000원이던 실비 보험료는 갱신을 거듭하다 결국 82세에 166만원에 이른다. 참고로 실손보험이라는 용어는 실비보험과 같은 말이다.
기사 속의 통계가 지금과는 완전 다르다고 할지라도, 실제 실비보험은 60대 정도부터는 유지가 어렵다고 한다. 수입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유지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금액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 실비보험은 실비 부분만 해서 3만 원대에다가, 기타 등등이 양념처럼 버무려진 보험이란 사실을 설계사를 통해 이번에 듣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이런 식으로밖에 가입이 안 되었다고 한다. 두 번 갱신 끝에 현재 5만 원 대지만, 지금부터는 남성보다 여성들의 보험료가 더 많아지는 시점에 접어들었다. 여성들의 보험료가 더 올라가는 데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다. 결론적으로 병원 한 번 간 적 없는 사람은 부당한 보험료까지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단독형 실손이라고 유지가 더 쉽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단독형은 갱신도 1년마다 이뤄지며, 제도가 생긴 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실손보다 정말 더 나은지 확신할 수 없다. 다만 단독형의 경우 보장에서 빠진 항목들이 있어 기존 실비보험에 비해 보험료 인상률은 더 낮을 거라 본다. 40대까지도 보험료는 만원 대니, 아플 때 자기 부담 비용을 좀더 내더라도 이게 더 낫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실비보험을 대하는 입장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보험료가 감당되는 시점까지 실비보험을 통해 여러 가지 사고에 미리 대비하고 만일에 병원에 가야할 경우에도 맘 편히 병원을 이용한다. 그러나 100세까지 유지한단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좋다. 100세까지 실비보험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로 불가능해 보인다.
현실적으로 실비보험이 부담되는 순간이 오면 해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때부터 진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건강보험이다. 나이가 많아지기 전에 20년/30년납 80세~100세 비갱신으로 들어둔 보험이 있다면 진짜 효자보험일 테고, 이미 납입 만기가 되어 보장만 남은 보험이 있다면 그 보험은 효자가 아니라 보물인 셈이다.
여담이지만, 이번에 보험에 대해 고민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실비보험을 20년납이나 30년납으로 알고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기존 실비보험의 특성상 20년납/ 30년납 보장이 실비 부분과 함께 묶여 있을 뿐, 실비보험은 보장기간 내내 보험금을 납부해야 하는 전기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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