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뜰은 하남 미사경정공원에서 팔당대교에 이르는 한강변 부지를 지칭한다. 이 인근은 한강 수심이 얕고 유속이 빨라 겨울에도 물이 잘 얼지 않기 때문에 해마다 큰고니, 참수리, 흰꼬리수리, 청둥오리, 가마우지, 쇠기러기 등 귀한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모여든다.
하남 당정뜰 겨울 산책, 팔당대교 큰고니
자연은 다채로운 모습을 가졌다. 별 기대 없이 나섰다가 귀한 대상들을 마주할 때가 많다. 당정뜰 산책 나갔다가 약속도 없이 만나게 되는... 왜가리, 고라니, 길냥이,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수많은 꽃들, 수많은 새들, 수많은 풀벌레들까지...
한바탕 눈이 날리다가 잠시 멎은 길을 걷는다. 살짝 자세를 낮춰본다. 열매가 말라붙은 메타세콰이어 가지 한 자락을 사각의 삭막한 겨울 구도에다 넣기 위함이다. 가지가 없을 때보다 사진이 훨씬 더 괜찮아 보인다.
항상 사진이 이렇게 되는 게 문제긴 하다. 이런 구도로 찍은 사진이 의외로 많음에 가끔 놀라곤 한다. 이 블로그에도 많다.
자세를 더 낮춰서 갈대 머리 아래에다 스마트폰을 들이댄다. 이런 식물들도 아래에서 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든다. 발아래 말라가는 수많은 잡풀들 중 하나에서 그 존재감이 스멀스멀 살아나는 듯하다. 이런 구도의 사진도 많긴 하다. 사진도 찍다 보니 자신이 원하는 구도가 생긴다.
한강은 여러 도시를 아우르며 간다. 이 강물은 양평에서 두 줄기가 만나 이곳 하남 팔당대교 인근을 지나, 남양주, 구리 거쳐 서울로, 김포로 빠져나간다. 하늘과 구름이 강물에 투영된다. 어떤 날은 좀더 맑은 색감으로, 어떤 날은 더 진한 색감으로 비치며 흐른다.
팔당대교 옆으로 가칭 '제2 팔당대교'를 놓고 있는 모습이다. 2026년 완공이라는데, 너무 낮게 시공되고 있어서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질지 상상이 안 간다. 그 아래 하얗게 점점이 찍혀 있는 게 큰고니 무리다.
큰고니는 흔히 '백조'라 불리는 고니 무리들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줄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날씨가 흐려 큰고니의 모습이 더욱 흐리게 잡혔다. 게다가 해묵은 스마트폰이라 영상이 더 흐리고, 추워서 흔들리기까지... 업로드하고 보니 많이 아쉽다. 날씨가 더 좋은 날 영상을 제대로 찍어보고 싶은데 날이 따뜻하면 또 미세먼지라, 겨울에는 좋은 날씨를 만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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