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홀트 메스너는 이탈리아(북부 독일어권) 출신 산악인이자 모험가, 철학가다. 79세의 그는 현재 자녀들과 상속분쟁을 겪고 있다. 가족들을 위해 미리 해 준 재산분할로 인해서다. 자신이 오른 그 어떤 봉우리보다 혹독한 인생의 산 앞에서 길을 잃었을 그다.
미리 해준 상속재산 분할로 인한 불행-라인홀트 메스너의 교훈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8,848m) 정상. 그 험준한 곳을 산소 장비 하나 없이 최초로 등정한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인물,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 그는 세계의 8천 미터급 14좌를 최초로 완등한 인물이기도 하다.
내가 산악인보다 더 존경하는 사람은 그들의 아내이다.
(반다 루트키에비치)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다.
(라인홀트 메스너)
라인홀트 메스너의 '정상에서'를 읽었다. 여성으로서의 편견과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정상의 험준한 산에 도전한 이들의 기록이다. 이 여성들 중에는 우리나라의 오은선, 고미영의 이야기도 있다.
산을 정복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테마로 한 것은 자신의 어머니 때문이기도 했음을 책 첫머리에서 알 수 있다. 그의 어머니는 산에서 자식 둘을 잃었다고 기술되어 있는데, 아래 설명할 귄터 메스너 외에 산에서 사망한 다른 형제가 또 있었던가 보다.
1970년 라인하르트 메스너는 동생인 귄터 메스너와 함께 낭가파르바트 루팔벽 원정대 대원으로 참가했다. 대장의 등반 포기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그는 동생과 단둘이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하산 길에 그만 동생을 잃고만다.
수족과도 같은 동생을 잃은 것만큼이나 그를 오래도록 힘들게 한 것은, 정상 등정 욕심에 동생을 죽게 했다는 수많은 의혹과 비난이었다. 2005년에야 비로소 귄터 메스너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발견장소와 정황을 통해 비로소그는 모든 의혹을 벗고 오랜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또 다른 슬픔에 빠져 있다. 다음 달 9월이면 80세를 맞이하는 라인홀트 메스너는, 얼마 전 건강잡지 아포테켄 움샤우(Apotheken Umschau)를 통해 "내가 나의 재산을 아이들과 아내에게 나눠주었을 때 우리 가족은 끝났다. 누가 더 많이 가질 것인가만이 중요했다. (In dem Moment, als ich mein materielles Erbe an die Kinder und Ehefrau verteilt hatte, zerbrach die Familie. Die Frage, wer mehr bekommen hat, stand im Vordergrund.)"라고 처음으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4천만 유로 가까운 액수로 추정되는 그의 재산 대부분을 자녀(1남 3녀) 와 아내에게 물려주면서도 가족들에 대한 커다란 실망감만 얻게 된 것이다.
그의 아들이자 산악인인 사이먼 메스너는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우스 티롤의 농장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고 다른 형제들과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음을 표명했다. 그러나 라인홀트 메스너는 여전히 자녀들에게 서운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9월이면 80번째 생일을 맞는 라인홀트 메스너는 자식들을 뒤로한 채, 아내와만 2천 미터 높이의 산장에서 생일을 축하할 것이라 밝혔다.
"등산이 인생보다 쉽다 (Klettern ist einfacher als das Leben)."
살면서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고, 그 고비가 결코 등반보다 쉽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그다. 자신의 것을 내주고도 말 못 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줄 수 있어서 행복한 이면을 부모라면 새겨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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