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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지연금 vs 입주지원금,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

by 비르케 2022.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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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있었다. 한 개 동 옥상 타설 작업 중 건물 외벽 콘크리트가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올해 11월 예정된 이 아파트의 입주는 불가피하게 차질을 빚게 됐다. 입주지연금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다.  

 

아파트 붕괴 사고, 입주지연금 vs 입주지원금

 

아파트 분양과 청약이 있고 나서 건설사와 청약 당첨자 간에는 계약이 성립한다. 청약 당첨자는 분양대금과 발코니 확장비 등에 관한 계약금을 입금하고, 건설사는 공고된 입주 예정일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공사에 박차를 가한다. 공기는 정해져 있지만 변수로 인해 공사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므로 대부분은 좀 더 서둘러 진행한다.

 

이번 아파트 붕괴도 당장 입주가 올해 11월이기 때문에 공사를 서두르다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게 아닌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건설사 측은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고 동을 제외한 나머지 7개 동 예비입주자들까지 나서서 무서워서 못 살겠다며, 어차피 늦어질 입주인데 다 부수고 다시 짓기를 주장하고 있다.

 

 

 

입주지연금 vs 입주지원금

상기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들이 올해 광주 전체에서만 8천 세대 가까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니 사태는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주 지연으로 인한 이 건설사의 입주지연비는 일 년만 따져보더라도 세대당 7천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연간으로 따졌을 때 총 220억이 입주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에 쓰이게 된다.

 

이처럼 입주 지연에 따른 입주지연금이 있다면, 아파트 사라 사라 해도 안 사던 때에는 입주지원금도 있었다. 기억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지만, 2010년 전후 '불 꺼진 아파트', '하우스푸어'라는 말로 대변되던 암흑기가 있었다. 기존 집이 나가야 새 집 입주도 하는데, 집이 안 나가니 입주를 할 수 없어 새 단지들마다 불 꺼진 아파트들이 넘쳐났다. 

 

입주자들끼리 서로 입주민 카페를 통해 입주율을 체크하기도 했고, 밤이면 불이 켜진 집이 총 단지 중에 몇 집이나 되는지를 헤아리기도 했다. 일단은 단지가 너무 썰렁하고 무서웠기 때문에 얼른 빈집들이 차기를 기다렸었다.

 

20110305 입주 반년정도 앞둔 아파트

 

'불 꺼진 아파트' 시절,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

신규 아파트 입주 기간은 통상 2~3개월의 여유가 있다. 건설사가 약속대로 공기에 맞춰 준공을 하고 나면 예비입주자들은 입주기간 내에 입주를 해야 한다. 그 또한 계약 당시의 약속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이번 사건과 달리 입주 지연에 따른 책임이 전적으로 예비입주자의 몫이다.

 

 

입주 지연 이자는 상당히 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전후는 지연 이자를 물면서까지 사람들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고 고민하던 시절이었다. 한 채 갖고 있던 집도 폭락 수준인데 지금처럼 선뜻 영끌해서 새 아파트까지 감당하기에 두려움이 컸다. 설령 전세나 월세를 살았다 한들 떨어진 집값을 보면 집을 살 엄두가 안 나던 때였다.

 

흔히 집을 싸게 파는 걸 '던진다'라고 표현하는데, 던지려 해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분양권도 팔리지 않고 입주도 계속 미뤄지는 사태가 한참 이어졌다. 이 시간들이 어느 정도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분양건설사에 의해 계약이 해지되고, 계약금도 포기한 채 오히려 위약에 따른 이런저런 비용들까지 떠안아야 하는 사태에 처해지게 된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 10년 전 아파트 입주지원금 어느 정도였을까

2011년 당시 신규 아파트에 입주를 했다.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구매했는데, 내가 매수를 하고 난 이후로도 분양권은 계속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입주지원금을 받았다고 하면 눈먼 돈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 모른다. 그런데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 당시 상황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니 건설사들도 고육지책을 강구했던 것이다. 당시에 입주지원금은 평당 10만 원 정도였다. 지금은 못 들어가 안달인 수도권 역세권 신규 아파트를, 34평은 340만 원, 25평은 250만 원을 오히려 받고 입주했었다. 

 

 

- 10년 전 아파트 할인분양 어느 정도였을까

2011년에 입주했던 아파트는 오래 살지 못하고 다음 해에 매도했다. 지금 같은 2년 실거주 조건은 없었지만 그때도 2년 내에 팔게 되면 세금이 있었다. 그런데도 세금 하나 없이 팔았다. 2012년에도 여전히 집값 침체기였기 때문이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으니, 집으로 본 이득이 없었다는 의미다. 

 

 

사실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할인분양이 있음을 알게 돼서 덜컥 계약을 하는 바람에 기존 집은 오히려 조금 손해를 보고 팔았다. 내가 받은 할인은 분양가의 25% 정도였다. 금액으로 치자면 당시에 4억 4천 정도에 고분양가로 분양한 집을 비밀리에 3억 3천 정도에 얻었다. 알려지면 난리가 나는 상황이었는데 이미 입주민들도 포기할 만큼 포기를 했는지, 비어 있는 아파트 중 하나를 대행사에서 사무실로 정해놓고 이런 거래를 하고 있어도 누구 하나 항변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살던 아파트는 미분양 세대가 지극히 일부에 불과해서 그랬던 것일 수 있다. 당시 미분양률이 높았던 지역에서는 이런 거래도 하기 힘들었다.)

 

대부분 매력 없는 동+층+타입이었고, 앞서 언급한 계약해지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다. 입주하지 못한 채 방치하다가 분양 건설사에 다시 넘어온 물건들인데, 어차피 건설사는 10% 이상의 비용(계약금+알파)을 이미 건네받은 상태라 거기에 추가해 약간의 손실을 감당하고라도 이런 물건들을 정리하려고 대행사를 통해 판매를 했던 것이다. 

 

좋은 가격에 운 좋게 매수한 것 같지만, 그 당시 아파트를 샀던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폭등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반대로 '불안'을 안고 집을 샀다. 정부에서 아무리 사라고 지원을 해도 아무도 사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나 또한 돈을 벌려고 집을 산 게 아니라 그 이상은 더 안 떨어질 것 같아서 샀었다. 

 

부동산 관련 앱에는 이번에 붕괴 사고가 있었던 그 아파트가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열기가 한순간에 식고 아무도 집을 사려고 하지 않았던 때가 기억이 나서 포스팅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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