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위한 만찬, 원제 Dinner For One
-90세 생일을 맞은 미스 소피와 평생 그녀의 곁을 지키는 집사 리차드의 웃픈 코미디스케치
-독일 한해 마지막 날, 질베스터에 빠질 수 없는 명작
한 해를 보내며 보는 디너 포 원(Dinner For One), 한 사람을 위한 만찬
제목: 디너 포 원(Dinner For One : 한 사람을 위한 만찬)
원작: 로리 와일리(Lauri Wylie)
출연: 프레디 프린튼(Freddie Frinton)-제임스 역, 메이 워든(May Warden)-미스 소피 역, 하인츠 피퍼(Heinz Piper)-해설
러닝타임: 18분
독일인들이 한 해를 마감하며 보는 코미디 스케치가 있다. 독일에서는 < 90번째 생일(Der 90. Geburtstag) >이라는 제목으로도 불리는, < 디너 포 원 (Dinner For One) >, 한 사람을 위한 만찬이다.
디너 포 원 (Dinner For One)은 원래 1962년 영국 작가의 극본을 영국 코미디언 두 사람이 연기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1963년 독일어로 녹음되어, 정작 본국인 영국에서보다 독일에서 더 인기를 끌어왔다. 18분짜리 짧은 영화라서 오늘같은 새해 전날에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이 방송을 볼 수 있다.
극이 시작되고 첫부분에 나오는 해설자(연사)를 제외하면, 등장인물은 90살 생일을 맞은 미스 소피와 그녀의 오랜 집사 제임스 딱 두 사람이다. 그러나 미스 소피에게는 이 특별한 날 손님이 네 명이나 초대되어 집으로 올 예정이다. 예년처럼, 올해도 토비경, 슈나이더 제독, 미스터 폼로이, 미스터 윈터보텀이 그녀의 초대를 받았다.
이 특별한 만찬을 위해 집사 제임스는 멀리거토니 스프-북해 대구요리- 치킨-과일로 이어지는 4가지 코스 요리를 준비했다. 매 코스마다 술도 준비되어 있다. 멀리거토니 수프와 함께 셰리와인, 북해 대구 요리와 함께 화이트와인, 치킨요리와 함께 샴페인, 과일과 함께 포트와인이 제공된다.
사실 슬프게도, 미스 소피의 90살 생일에 초대된 네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매년 미스 소피의 생일날에는 그 네 사람이 함께 했고, 미스 소피는 그들이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 언제부터인가 제임스는 그녀를 위해 그 네 명의 역할을 직접 몸으로 소화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제임스는 집사로서의 자신의 본분 이외에도, 토비경이 되고, 슈나이더 제독이 되고, 미스터 폼로이가 되고, 미스터 윈터보텀이 되어 미스 소피와 만찬을 즐긴다. 해년마다 초대됐던 사람들이니 제임스는 그들 각자의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있었고, 그들의 행동과 스타일을 최대한 본떠서 미스 소피가 그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여기도록 최선을 다해 1인 5역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술.. 미스 소피와 한 사람 한 사람 건배를 할 때마다 네 사람분의 술을 각각 마셨으니 몸과 정신이 온전할 리 없다. 혼자서 비틀비틀, 우왕좌왕... 미스 소피를 위한 그의 정성이 갸륵하게 느껴질 정도다.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그만 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미스 소피에게 말을 건넨다.
"작년처럼 똑같이 할까요?"
(Same procedure as last year, Miss Sophie?)
미스 소피는 늘 같은 대답이다.
"매년 똑같아요, 제임스."
(Same procedure as every year, James.)
한 해 마지막 날 이 코미디를 자주 보지만, 늘 웃는다. 미스 소피를 위해 몸을 내던지는 제임스의 웃픈 연기는 볼수록 짠하고, 제임스라도 붙들어 친구들을 잃어버린 상실감을 달래고 싶은 미스 소피도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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