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여행] 텐진역 가는 길, 하야카켄, 신텐초 상가, 나카강(나카스강), NHK 후쿠시마 모노로그
후쿠오카 갑니다. 날씨 좋더라구요. 한 달 전 갑자기 비행기표 끊고 호텔 예약하고, 일본 입국을 위해 비짓재팬(Visit Japan Web)으로 입국신고도 완료했어요. 전날 온라인으로 항공권 체크인도 해 두어 한층 여유로운 여행이었습니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 밖으로 나와서 무료셔틀을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합니다. 현재 국제선 공항 입구에 공사 현장이 있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데, 그냥 사람들 가는 곳으로 따라서 가면 됩니다.
누군가는 볼 것 없는 도시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번잡하지 않아 자주 가게 된다는 곳, 일본 후쿠오카네요.
하야카켄입니다.
후쿠오카에서 통용되는 교통 IC카드 중 하나로, 이거 말고도 종류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후쿠오카 국내선 공항 도착하자마자 지하철역 입구 자판기에서 구매했어요.
일본 대중교통 이용시 이 카드만 있으면 한국에서처럼 바로 찍고 지나다닐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또, 일부 가맹 식당이나 카페, 편의점에서도 잔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버스나 지하철을 얼마나 자주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IC카드보다 1일 사용권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목적지 한 곳 정해서 주로 그 주변을 집중적으로 돌아보는 스타일이라 IC카드가 좋았어요. 충전은 지하철역 자판기 또는 편의점에서 가능하고, 한국어 지원도 되니 구매나 충전은 어렵지 않아요. 동전지옥이었던 일본 여행도 코로나19 이후 변화가 많이 있었네요.
후쿠오카에 있는 동안 주로 지하철과 전철(사철, 지상철)을 이용했습니다. 후쿠오카 지하철은 쿠코 선(空港線), 나나쿠마 선(七隈線), 하코자키 선(箱崎線), 이렇게 3개가 다니고 있어요. 노선이 적어서 초행자에게도 복잡하지 않아 좋습니다. 특히 주황색 라인의 쿠코선은 말 그대로 공항을 왔다갔다 하는 지하철인데요, 후쿠오카의 중심인 하카타, 텐진을 모두 지나기 때문에 여러 모로 편리했어요.
후쿠오카 두 군데 번화가 중 하나, 텐진에 도착했습니다. 호텔 체크인이 3시부터라서 짐 맡겨두고 텐진역 근처 배회 중입니다. 텐진역 근처에는 파르코, 이와타야, 미츠코시, 다이마루, 솔라리아 같은 쇼핑 명소들이 있는데, 모두 이곳 텐진역 지하상가와 연결되어 있어요. 지하철과 전철, 고속버스도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하카타만큼 이곳 텐진도 다분히 여행자 친화적이었습니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케고 신사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조용히 둘러보기 좋아서 잠시 머물렀어요. 케고 공원 바로 옆이라서 걷다가 지칠 무렵 돌아보았습니다. 하루 3만 보 정도의 나름 강행군이라, 잠깐잠깐 휴식 취하며 신선한 공기 마시면 좋더라구요.
뒤편으로 미츠코시 백화점이 보입니다. 여기 지하에 있는 식품관 한 번 들러보세요. 눈이 휘둥그레지는 도시락이나 빵 등등, 우리나라 물가 대비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최고였어요. 쇼핑하는 분들 대부분이 현지인들이라서 일본인들의 식문화도 일부분 들여다볼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짠내투어 하시는 분들, 맛집탐방 대신 이런 데서 먹을 거 사서 배낭에 넣어가시면 여행 중 식비 많이 굳겠죠. ㅎㅎ
텐진역 근처 돌다가 시장 분위기 살짝 풍기는 신텐초 상점가를 발견했어요. 이곳 입구에 시계탑이 있는데요, 마침 3시 정각이 돼서 요란한 음악과 함께 인형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외발자전거 탄 피에로가 왔다 갔다.. 유럽의 시계탑과 비교하면 소소하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호텔에 짐 풀어놓고 나서 캐널시티 주변을 도보로 이동했어요. 해가 저물고 있는 시각이었고, 다리 위에는 지브리 음악이 잔잔하게 울려 퍼집니다. 나카강도 음악 따라 유유히 흘러가네요.
갓 튀겨낸 텐푸라를 먹을 수 있는 타카오 텐푸라 캐널시티점에 들러 저녁을 먹었어요. 2천엔 전후의 가격대인데, 이곳에서 다양한 텐푸라를 원 없이 먹었습니다. 매장 입구에 입간판이랑 키오스크가 있는데, 이 메뉴판 찍은 사진이 여기서의 사진 전부네요. 음식 사진은 미처 찍지 못했어요.
검색해 보고 간 건 아니었는데, 나중에 어디선가 보니 이곳이 나름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튀겨서 바로 건져주는 텐푸라'라고 되어 있던데, 제가 다녀온 날에는 바로 튀겨서 하나하나 건네주진 않고 한꺼번에 그릇에 담겨 나왔어요. 손님이 몰려서 그랬나 봅니다.
캐널시티에서 텐진역으로 향하는 길에 포장마차가 드문드문 보입니다. 나카스강 따라 포장마차 거리가 있다고 하는데, 가볼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퇴근 후 이런 곳에서 한 잔 하고 들어가시는 현지인 분들 많았을 것 같은데, 이제는 관광객들이 이런 문화를 함께 즐기고 있네요.
호텔로 돌아와 쉬면서 TV로 이런 프로그램도 보았습니다. 자막이 있는 프로그램은 그 시각에 NHK 뿐이라 보게 됐습니다. 자막이 없으면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어서요.
'후쿠시마 모노로그'라는 제목의 NHK 방송인데요, 지진으로 원전이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던 후쿠시마에 대피령이 내려진 이후에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 머물렀던 어느 농부의 이야기였습니다. 조상 대대로 일궈온 땅을 버리고 갈 수 없었던 그는 동물들 때문에도 더욱 떠날 수가 없었다고 해요.
지금도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땅. 다들 아직은 기피하고 있는 농사일에 새롭게 도전하며 옛날 그 풍요로웠던 땅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애잔했습니다. 이역만리 일본 땅에서 맥주 한 캔 놓고 이런 프로그램 보며 저녁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았어요.
호텔방 사진입니다. 아침이 왔는데도 블라인드가 저래 캄캄하더라구요. 세상모르고 잤습니다. 여행지에선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줄 잠도 매우 중요한데요, 암막 블라인드 덕분에 정말 푹 잤습니다. 늦은 시각까지 TV에다, 늦잠까지... 여행지와는 별반 상관없을 것 같은 이런 일상들이, 어떤 여행자에게는 안온한 기억으로 남기도 합니다. 자유여행이 좋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 이제 다자이후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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