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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잠자리 떼 난다
옷 매장 지나는데 디피를 바꾸느라 분주하다.
벌써 하늘하늘한 가을 옷 일색이다.
그새 반소매 반바지에는 할인 태그가 붙는다.
강변 숲길에 잠자리 떼 난다.
가을의 전령 중 하나인 잠자리 떼가
이 더운 8월에 가을을 재촉하러 왔다.
8월, 잠자리 떼 난다.
수채로 살다가 갓 태어난 잠자리들은
공기에 몸을 맡긴 채 유영하지 않는다.
최고로 가속해 몸을 비틀며 공기를 꿰뚫는다.
부딪치지 않고 지나는,
그들만의 공중에서의 원칙이 존재할 법한...
8월, 잠자리 떼 난다.
더운 한여름 비행을 시작한 잠자리 떼,
움직임을 보려고 일부러 영상 속도를 늦춰보았다.
실제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고속비행을 하는 잠자리들이다.
이제 갓 조종간을 잡은 초보 조종사는
두려움 없이 노트를 상승시킨다.
해 지는 노을에, 왠지 모를 흥분에,
붉음에서 얻어진 격앙을 담아
창공을 가르는 저들의 몸짓이 말한다.
여름은 위대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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