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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행.. 산책..

팔당역에서 전철을 놓치고..

by 비르케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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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플랫폼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날,

막 떠나간 전철을 놓치고 멍하니 플랫폼에 섰다. 

 

탈 사람 다 타고 혼자 남은 기분이란..

자주 다니는 전철도 아닌데..

시간이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

 

 

 

팔당역 전경

 

방금 지나온 길을 되뇌어본다. 

 

이곳은 경의 중앙선 팔당역,

1번 출입구라고 되어 있지만

실상은 1번 출입구가 다다. 

 

그러니 2번 출입구같은 건 찾지 말기를 ...

 

 

전철역 개찰구

 

작은 역이지만 꽤 깔끔하다. 

개찰구 입구에 마스크 착용 안내와 함께,

한쪽에는 "평일 자전거 휴대 금지"라고 쓰인 입간판도 보인다. 

 

반대로 생각하면, 주말에 이 전철에 

얼마나 많은 자전거 마니아들이 탈지 알 것 같다. 

 

 

에스컬레이터

 

방금 전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데

전철 문이 막 닫히는 게 보였다. 

 

문이 닫히고 있는 줄 알았더라면 

온힘을 써서 달려 올라왔을 것이다.

 

 

 

팔당역 대기실

 

앞쪽도 뒤쪽도 모두 텅 비어 있다.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 고즈넉함이다. 

 

 

 

 

전철을 놓친 덕분에 

사진만큼은 맘껏 찍을 수 있었다. 

 

 

 

 

 

기찻길 자갈_기찻길 이미지

 

팔당역에도 스크린 도어가 달려 있지만

반대쪽 철로로는 기차가 다니지 않아서

 이런 사진도 건질 수 있었다. 

 

 

나는 철길이 참 좋다. 

어릴 적에 철길 주변에 살았는데

선로에 별별 것을 다 올려서 딱지를 만들곤 했다. 

 

병뚜껑, 못, 동전..

 

단단한 쇠붙이들이 기차의 차륜에 닿아

납작한 딱지로 변신했다. 

 

선로에 귀를 대고

기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깊은 밤 요란한 소리를 던지며 지나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때도 많았다.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열차
팔당역 경의중앙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만

드디어 기차가 들어온다. 

 

오래 기다리던 기차라서 반갑기까지 하다. 

 

이 전철은 이곳 남양주 조안면에서 

두물머리 지나 양평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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