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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글..

도날드 덕 87년, 도널드 덕을 다시 보며..

by 비르케 202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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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에 의해 1934년 탄생한 '도널드 덕', 벌써 87년이 흘렀다. 

도널드 덕은 아직도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남아 있다.

도널드 덕 시리즈에는 도널드 덕과 여자 친구 데이지, 삼촌, 조카들, 그 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도날드 덕 87년, 도널드 덕을 다시 보며..

 

 

오래전에 독일 벼룩시장에서 산 독일어판 월트 디즈니 만화책들이 아직도 집에 남아 있다. 살 때 당시도 상당히 낡은 책들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총 30~40년은 묵었을 것이다. 이 책들은 너무 여러 번 읽어서, 그 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마치 잘 아는 사이인 듯 느껴지곤 한다.  

 

책들 중에 한 권을 아무거나 뽑아서 읽어봐도, 이미 아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금세 미소가 머금어진다. 오늘은 도널드 덕의 삼촌이자 돈 많은 구두쇠인 '다고베르트(독일어판은 등장인물 이름이 영어판과 좀 다르다)'가 그의 영원한 라이벌 '클레버'와 함께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부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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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덕 등장인물 → 독일어판 이름 

 

도널드 덕 → 도널드 덕

스크루지 맥덕(구두쇠 삼촌) → 다고베르트 덕

휴이, 듀이, 루이(조카들) → 틱, 트릭, 트락

플린트하트 글럼골드(스크루지맥덕의 라이벌) → 클라우스 클레버

데이지(도널드의 여자친구) → 데이지

거스 구스(도널드 덕의 사촌)→ 구스타프

 

 

금화를 보관해둔 창고에서 지도를 보는 다고베르트

 

돈이 어찌나 많은지 자신이 모아둔 금화 창고에서 등산도 하고 수영도 하는 다고베르트... 그런데 자신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우기는 '클레버'라는 적수가 늘 문제다. 둘은 이 문제로 하도 많이 다툰 라이벌 관계라서 결국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누가 더 많은 돈을 버나 시합에 들어간다. 

 

 

기억상실에도 서로가 익숙한 다고베르트와 클레버

 

박사가 주는 약물을 먹고 둘은 (서로의 이름 이외에 ) 모든 기억을 상실한 채, 돈 한 푼 없는 삶을 시작한다. 기억에는 없지만 어쩐지 서로가 끌리는 다고베르트와 클레버, 결국 둘은 우여곡절 끝에 함께 장사를 시작한다. 그들은 역시나 사업 수완이 좋아 야채장사로 금세 돈을 번다.

 

 

주식객장에 가게 된 다고베르트와 클레버

 

돈이 조금 생기자 둘 사이에는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돈이 생겼으니 좀 더 편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클레버와, 찬 데서 바깥 잠을 자더라도 끝까지 돈을 모으고자 하는 다고베르트... 허리가 아프다며 밖에서 자는 건 건강에 안 좋다는 클라우스에게, "하지만 저렴하지!"라고 답하는 다고베르트다.

 

그들이 증권거래소 앞에 선다.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역시나 그들이 예전에 했던 일들이 이런 일들이므로 그들만의 촉으로 주식에서 돈을 엄청 번다. 빈털터리로 시작했어도 금세 부자가 된 그들, 둘은 함께 회사까지 차리지만 진짜 갈등은 회사 이름에서 비롯된다. '덕 & 클레버'냐, '클레버 & 덕'이냐를 두고 싸우다가 결국 그전처럼 등을 지고야 만다.

 

 

 

'저 구두쇠는 아직도 차 한 대 못 누리지!'

 

다고베르트와의 결별로 차까지 뽑은 클레버는 길에서 다고베르트를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다고베르트에게 택시나 타고 가라며 조롱하듯 1 탈러를 던지고 지나간다. "1탈러가 1탈러지!", 자존심 같은 건 아무 문제없다는 듯 동전을 집어드는 다고베르트... 그리고 잠시 후 그 둘의 기억력이 되돌아온다. 

 

 

 

재산을 측정해 누가 더 부자인지 승부를 가리는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둘의 재산이 완전히 똑같은 것이다. 그때 문득 다고베르트의 주머니에서 1탈러가 나온다. 그로 인해 다고베르트는 승자가 된다.

 

내기에서 진 것을 속상해하는 클레버... 생각해보니 그는 차도 샀었기 때문에 돈을 번 걸로 치면 사실상 다고베르트보다 더 많이 벌었는데 영원한 이인자로 머무르게 된 거라 참 속상하겠다.

 

 

 

'도널드 덕'의 진짜 주인공, 도널드 덕

 

월트 디즈니의 도널드 덕 - 1934

 

도널드 덕 이야기를 빼놓고 갈 수가 없어서 추가한다. 순진무구한 우리의 주인공 도널드 덕에 관한 에피소드는 독일어판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웃프다고 할만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이 장면도 좀 그렇다.

 

도널드 덕이 동물원에서 탈을 쓰고 알바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 얄미운 사촌, 구스타프가 지나간다. 탈을 쓰고 있으니 당연히 몰라보고 지나갈 줄 아는 도널드 덕, 그런데 약삭빠른 구스타프가 금세 눈치 챈다. '얼굴은 몰라도 나머지는 본 적이 있지' 하면서 도널드를 대놓고 놀리자 어쩔 수 없이 곰 마스크를 벗고 사정 이야기를 하는데, 역시나 구스타프는 놀리는 걸 멈추지 않는다. 

 

그때 어떤 아이가 나타나 도널드 덕이 탈을 벗은 걸 보고는 진짜 곰인 줄 알았는데 속았다고 울기 시작하고, 도널드 덕은 탈을 벗었다는 이유로 책임자에게 야단을 맞게 된다. 도널드 덕은 돈을 벌기 위해 사람에게, 동물원 동물들에게 수난을 당하면서 일하는데, 구스타프는 그런 도널드 덕 옆에서 희희덕거리다 오히려 두 번 연속 지폐를 줍는다. '알바 안 하고 그 돈만 주웠어도... ', 도널드가 했을 법한 생각이다.

 

성질 급하고 단순하며 순진한 깐에 도널드 덕은 의외로 소심하고 예민한 모습도 보인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는 미키 마우스와 마찬가지로 귀엽게 까부는 장면만 나왔던 것 같은데, 에피소드들속에서 의외로 섬세한 면을 보게 된다. 그래도 주인공이 도널드라서 아주 신나게 웃을 수 있다. 구두쇠 삼촌에게 깨지고, 구스타프에게 조롱당하고, 어린 조카들에게까지 치이는 등장인물이지만 이상하게도 편안한 웃음이 나온다. 

 


 

원어로 된 만화를 통해 얻는 효과

 

 

만화로 된 이 책들은 관용어나 일상어를 참고하기 좋다. 책이 오래된 만큼 사멸된 말도 많겠지만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책이나 영화같은 매체는 매우 효율적이므로 최대한 이용해보려 한다.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샀던 독일인은 이 만화에 필기를 할 필요도 없었겠지만, 그의 이 책을 벼룩시장에서 산 나는 관용어들을 찾을 때마다 필기를 남겼다. 언제 썼는지 알 수 없는 자신의 오래된 필기을 다시 읽는 기분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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