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문들이 독자를 만나지 못 한 채 새것 그대로 동남아로 수출되어 물건을 포장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최근 이 기사를 접한 사람이라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 신문은 특히나 질이 좋고 친환경 잉크까지 사용하고 있어서 인기가 더 많다고 한다.
날짜만 지났을 뿐, 한 번도 펼치지 않은 채 묶음 그대로 수출되는 신문들이 이렇게 베트남, 필리핀, 태국뿐 아니라 중국, 아프리카까지 흘러들어가는 원인은 유료부수 판매량에 집착하는 신문사들의 출혈경쟁 때문이다. 신문 구독자가 줄어든 만큼 신문 발매량도 줄어야 맞지만, 신문사들의 신문부수 부풀리기로 인해 그 잉여분은 곧바로 폐지로 직행하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한 부당 원가 800원짜리 신문을 1/10 헐값으로 수출을 하고 있는 것은 누가 봐도 심한 처사다. 엄청난 자원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남아도는 이 신문들이 외국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다. 쇼핑몰에서도 이렇게 팔리고 있다. 포장지, 완충재, 청문 청소, 택배 포장, 배변패드로 쓰이기 위해 이 신문들이 발행됐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씁쓸하다.
세상이 변해서 신문을 읽는 사람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신문을 구독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언젠가부터 신문을 읽을 사람도 줄었지만, 신문을 돌릴 사람도 줄어들고 있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불어닥쳐도 신문은 당연히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문 앞에 신문이 없는 날이 종종 있었다. 처음에는 누가 가져갔나 생각도 했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문자가 오는 날이 잦았다. 더보기 ▶ 신문이 늦게 배달된 날
그러다가 다시 얼마쯤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편지가 왔다. 구구절절한 사연이 담긴 그 편지의 내용은 우편함에 신문을 넣는 것을 양해해 달라는 것이다. 더보기▶ 8년간 구독한 신문을 끊은 이유
얼마나 힘들면 이런 편지를 보냈을까 하면서도 매일 아침 우편함까지 내려갔다 오는 것도 일이라고 신문구독을 해지하고 말았다. 신문사가 어렵다는 말이 현실이라고 느낀 것은, 신문을 끊고 나면 어김없이 오던 신문 영업사원의 전화도 더 이상 오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무슨 이유에선지 신문 영업사원의 전화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전에 누리던 것에 비해 요즘은 혜택이라 할 것도 없는 구독 조건을 내걸고 있다. 지금은 지국이 많이 합병돼서 여러 신문들을 한꺼번에 취급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나 보다.
얼마 전까지 8년간 구독을 했던 ㅈ 신문사의 한 달 구독료는 그 사이 더 올라 2만 원이 되어 있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구독료 15,000원에 보던 ㅈ 신문이었다. 일 년간 무료 구독에 현금까지 적극 지원하던 때였다. 지금은 수건을 쥐어짜듯 해봤자 6~7개월 무료밖에 못해준다 한다.
오래 구독했다고 시시때때로 지국에서 전화는 오는데, 그럴 때마다 권유를 뿌리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다. 행여 또 신문이 우편함에 꽂히게 되면 그때는 신문을 보는 일이 다시 "울며 겨자 먹는" 꼴이 되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그럴 일 없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일하던 사람이 그만두면 결국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신문사들도 신문 사업을 이대로 끌고 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텐데, 이쯤 해서 구조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 같다. 비싼 돈 들여 찍어낸 신문을 헐값으로 다른 나라에 팔고, 자국의 제지업체들은 정작 폐지가 없어서 고충을 겪고 있는 실정이니 이번 기회를 빌어 신문사들이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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