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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을 발견했을 때 대처 요령 지난여름, 창밖으로 벌들이 자주 지나다니기에 행여나 싶어 샅샅이 살펴보았더니, 우려했던 대로 안방 베란다창 밖으로 집을 지어둔 게 보였다. 실외기 틈새 쪽에 새나 벌이 집을 짓는 경우는 TV에서도 종종 보았지만, 우리집은 밖에 시설물도 없고 그저 허공인데, 달랑 좁은 차양과 벽에만 의지해 집을 지은 것이다. 지름이 15~20센티미터는 되어 보였다. 그런 일은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결국 119에 전화를 걸었다. “말벌이 저희 집 앞에 집을 지었어요.” 한편으로는 공무중인 분들을 사소한 일로 귀찮게 하는 것 같아 나름 미안해서, 급한 건 아니니 한가할 때 들러주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벌들이 하루이틀만에 지은 집도 아닐 것이고, 며칠 더 있다 해결해도 될 일이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지금 바로 가겠습.. 2016. 7. 15.
드라마의 홍수 시대, 드라마가 가야할 길 TV를 틀면 온통 드라마 천지다. 예전 같으면 주부들의 전유물이었던 것이 요즘은 애어른 할 것 없다. 심지어 ‘드라저씨(드라마에 빠진 아저씨)’ 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드라마 비주류 중년 남성들까지 드라마에 빠져들고 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는 몇 편이나 될까? 일단, 미니시리즈 내지는 중편 분량의 월화/ 수목 드라마들이 있다. 또 대부분 장편으로 구성된 주말 드라마도 있다. 그뿐인가, 아침 드라마도 있다. KBS, MBC, SBS 뿐 아니라 Jtbc, TVn 같은 종합편성채널들도 과감하고 혁신적인 투자로 드라마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으니, 어림 계산해도 15편 전후의 드라마가 한꺼번에 생겼다 없어졌다 한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를 쓰는 이들은? 문학적 소양을 갖.. 2016. 7. 14.
대전 도안신도시의 기억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겨울과 다름없이 미세먼지가 지속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공기에 민감해졌다. 7월 말과 8월 초에 걸친 2~3주의 치열한 열기가 채 시작하기도 전에 도심은 벌써부터 무더위와의 싸움이다. 문을 열 수도 없을 뿐더러, 주말 실외 활동에도 제약이 생겼다. 작년, 대전 유성 도안신도시에 살던 때만 해도 공기 질이 이 정도는 아니었다. 겨울엔 수도권과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여름은 확연히 달랐다. 그곳이 맑았던 건지, 아니면 올 여름 유독 미세먼지가 더 심해진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부옇고 흐릿한 날들이 지속되다보니 도안신도시에서 보던 청정 하늘이 그리워진다. 같은 대전권이라도 도안신도시가 있는 유성과 대전 구도심의 대기질은 무척 다르다. 계룡산을 비롯해 크고 작은 산들이 가까이 있고, 도시의.. 2016. 7. 13.
옛집을 찾아.. 7년 만에 티스토리를 찾았다. 어딘지 한도 끝도 없이 손을 보아야 할 옛집처럼, 그동안 방치되었던 블로그를 새로 꾸미면서 나름 감회가 새롭다. 이유조차 불분명한 두근거림... 이 또한 오랜만이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블로그명도 바꾸었다. 원래 내 블로그명은, "글과 사람이 있는 집" 그간 글도 주인장도 없는 이 집을 참 오래도 방치한 셈이다. 애초에 짐 싸들고 들어왔다가 그 짐들을 다 빼고 아주 깔끔하게 비우고 나간 집이었다. 올지 안 올지 기약도 없이... 나 라는 사람은 이렇다. 워낙에 거처를 자주 옮기는 스타일이라, 그때마다 늘 '싸들고 이고지고'가 그다지 낯설지가 않다. 그러고 보면 일종의 역마살이 붙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한돌의 노래 한소절이 떠올라, 블로그명도 '머물.. 2016. 7. 12.
페르스바흐 두번째 이야기 문득 페르스바흐를 떠올렸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아침부터 영화 '흑인 올페' 중 'Morning of the Carnival'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 나왔고, 마침 그 음악은 예전 포스팅 '페르스바흐 가는 길'을 쓸 무렵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던 음악이라... 독일에 살 때 내가 주로 가던 내 삶의 반경 중에서 북쪽 인근으로는 페르스바흐가 있었다. 맘 먹으면 언제든 가볼 수 있는 곳이었지만, 어쩐지 가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어렴풋이 그곳이 언젠가 가 본 길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그 길에 서서 "맞아!"하는 감탄사를 나도 모르게 연발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르스바흐에 선뜻 가보지 못 한 것은 무슨 이유때문이었을까? 독일에 살 기회가 세 번이나 있던 나는, 그 중 두 번.. 201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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