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또 하루/시간을 거슬러40

도장, 좋은 도장 요새 이런 가게 보기가 힘들어졌다. 도장도 파고, 명함이나 각종 스티커, 청첩장, 상패 등을 만들어주는 곳이다. 그렇지 않아도 운영이 어려워 사라져 가던 업종인데, 이번 전염병 사태는 또 다른 파장이었을 거라 생각된다. 다른 제품도 그렇지만, 특히 도장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더 싼 가격에 디자인도 특이한 제품들이 많다. 과거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듯, 간판 맨 앞에 '도장'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지금은 얼마나 찾을까 싶다. 내가 쓰고 있는 도장은 뿔 도장이다. 내것과 비슷한 것을 인터넷으로 얼른 찾아보니 만원 이하 가격에, 디자인도 많고 글씨체도 맘에 드는 걸로 손수 고를 수 있다. 굳이 특정 도장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요즘 '신박하다'는 표현에 걸맞은 예쁜 도장들이 즐비하다. 대학 다닐 때 학교 .. 2021. 3. 28.
성수대교에 관한 개인적인 기억, 그리고.. 지난번 한강 다리에 관한 포스팅을 하면서 성수대교에서 '번쩍'하고 기억 하나가 떠올랐기에 옮기고자 한다. 이 카테고리 자체가 '시간을 거슬러'다. 그저 개인사적으로 단편적인 기억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서두가 길었는데, 정작 기억이라 말할 만한 특별한 사건은 아님을 전제한다. 그때 나는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평소처럼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던 중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섰다. "태워줄까?" 차 안에 어느 노신사께서 물으셨다. 그때는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을 보면 태워주는 운전자들이 많았다. 고마운 마음에 선뜻 차를 얻어 탔고, 뒤이어 따라붙는 익숙한 질문이 날아왔다. "어디에서 왔니 Woher kommen Sie?" 외국에 있다 보면 당연히 받는 질문이었다. 거기에 대한 나의 답은 대부분 두 어절이.. 2021. 3. 27.
가나안덕, 추억으로 남아있는 맛집 오래전 일산에 있는 가나안덕 본점에 자주 다녔다. 우리집 애들이 어릴 때였다. 식사를 하고 나서 모닥불에서 노는 걸 우리애들이 참 좋아했었다. 식사를 마치고 마당에 모닥불 옆에서 동생이랑 커피 마시던 기억이 아련하다. 나랑 동생이 커피타임을 갖고 있을 때, 애들끼리 저렇게 모닥불 옆에서 놀았다. 연기가 자기들 쪽으로 오자, 나무의자마다 있던 방석을 들어 연기를 막고 있는 모습이다. 항상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가나안 덕인데, 지금 살고 있는 하남에도 가나안 덕이 있는 거다. 일산 본점에 비교하면 확실히 작은 규모지만, 추억 때문에 들어가 보았다. 오후 5시도 안 됐던 것 같다. 평일 저녁 치고는 아직 이른 시각이라 한산하다. 날이 풀렸다가 다시 갑자기 쌀쌀해져서 난로 옆으로 앉았다. 어떤 원리인지 알.. 2021. 2. 24.
얼음놀이 제대로, 수통골에서 몇 해 전 대전에 살 때 수통골에 자주 다녔다. 계룡산은 늘 멀리서만 보면서 경탄하던 산이었는데, 막상 나서면 만만하게 가던 곳이 동학사 내지는 수통골이었다. 하도 자주 다녀서 그 길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겨울에 아이들을 데리고 수통골에 간 적이 있었다. 아무리 도시 아이들이라지만, 냇가에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너무도 신기해하는 거다. 얼음은 아파트 구석에 고드름 정도나 보았을까, 계곡 전체가 겨울왕국이니 신기했을 법도 하다. 물가에서 살얼음을 떼내어 거꾸로 들어 올리니 물살의 방향 따라 이렇게 다른 모양으로 얼음이 얼어 있다. 물 위에 얼음은 별다를 게 없는데, 물 아래 생긴 모습은 저마다다. 생전 처음 이런 걸 본 아이들이 환호성까지 질러댔다. 급기야 얼음 위에서 흔들흔들 미끌미끌.. 처음 만난 .. 2021. 2. 20.
독일어 사전을 정리하다가.. 책꽂이에 독일어 사전, 두덴(Duden)이 네 권 꽂혀 있다. 독일에 있을 때 사서 가져온 것들인데, 그다지 쓸 일이 없어 가지고만 있게 된 게 몇 년째다. 그래서 이번에 정리를 할까 생각하게 되었다. 사진 속에 가장 덩치가 큰 '독독 사전(Deutsches Universal Wörterbuch A-Z)'은 그래도 가끔 펴볼 일이 있었다. 인터넷 사전으로는 불충분한 어려운 어휘들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두덴에서 인터넷으로도 사전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왕 책꽂이에 있으니 이 사전에 손이 더 먼저 간다. 구매 당시인 1998년도에는 나름 새로운 버전이라 'Neu(new)' 라는 라벨도 붙어 있다. 그 옆에 독일과 영국 국기가 그려진 사전은 그림사전(Bildwörterbuch)인데, 한때 나의 애장품이었다. .. 2021. 1. 29.
반응형